카테고리 없음2021. 11. 25. 16:07

 

11월의 마지막 목요일.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다.  학교에서는 캠퍼스에서  추수감사절 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나는 피곤해서 그냥 쉬기로 했다. 책이나 보다가 퇴근해야지. (코비드가 무서워, 사람 모이는데 가는 것은 피하고 본다.) 

 

문득 5년 넘게 내 오피스에 걸려있는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2015년 추수감사절, 메릴랜드 오션시티 해변.  이 사진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날의 너무나 따스했던 햇살과, 텅빈 해변과 파도소리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내 삶의 한 순간이 영원처럼 박제된것 같은데 - 박제된 시간속에서 파도는 여전히 철썩철썩 소리를 내는것 같기도 하다. 

 

나는 그 시간에서 6년 멀어졌고, 그만큼 나이 들었고, 느려졌고, 거울속의 내 얼굴이 낯설게 느껴질만큼 하루하루 시들어가고 있다.  그래도 이 한장의 사진이 있어서 아직도 그날의 햇살과 파도소리를 간직할 수 있으니.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