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10. 8. 17:47

 

 

어젯밤까지 머리가 쿡쿡 아팠는데, 아침에 깨었을때 머리가 가뿐했다.  일어나 앉아보니 멀쩡했다.  그래서, 아침 운동을 나갔다.  몸살 기운 때문에 사흘간 아침 운동을 못 나갔었다. 

 

 

아침마다 만나던 고양이를 오늘은 보지 못했다.  한국 너구리들을 이따금 봤었는데,  길가에 너구리 포획틀이 놓여 있었다.  관계 공무원들이 설치한 모양이다. 너구리를 잡으려 하니 건드리지 말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너구리 잡아다 어쩌려고 그러는걸까? 살기 좋은 곳에 풀어주기를 바란다.  고양이들도 다 잡아 간것은 아니겠지, 설마?

 

 

평소처럼 약 5킬로미터 흙길은 맨발로 걸었다.  가뿐했다.  며칠 아프다 나왔으니 짧은 코스를 택했다. 전체 10킬로미터를 걸었다. 남편은 발이 조금 아프다며 좀더 쉬겠다고 해서 나 혼자만 다녀온 운동길.  흙이 묻어 검붉은 내 발바닥을 보면서 "어딜 개 발로 돌아다니냐"고 놀린다.  나는 강아지처럼 흙발로 거실을 왔다 갔다 하고, 남편은 따라다니면서 걸레질을 하며 깔깔댄다.  몸이 안아프니까 참 좋구나.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바로 그거다. 

 

 

몸이 가뿐하여 아침 운동을 나갈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지극히 감사한다.  날씨는 어찌나 아름답던지. 

 

 

나는 남들이 다 가봤다는 '속리산 - 법주사'를 여태 못 가봤다. 남편은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다녀 왔다고 한다. 우리 고모들도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법주사를 다녀온 사진이 있다.  지금은 70이 넘은 우리 고모가 '문장대에서' 라고 적힌 흑백 사진속의 중학생으로 사진속에 남아있다.  속리산에 문장대가 있고, 속리산에 법주사가 있다는 것을 나는 우리 고모의 흑백사진에서 보고 배웠다.  그런데 나는 머리가 자꾸만 희게 변하는 이 나이가 되도록 그곳에 가보지 못했다. 

 

 

 

올 가을엔 꼭 가봐야지, 하고 별렀지만, 어쩐지 이번 가을에도 속리산에 못 갈것 같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