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7. 3. 05:27

미국에서 출국 전 풍경

 

 

아틀란타 국제 공항 7월 1일의 풍경이다. 모든 면세점 및 카페등이 닫혀있다. 유일하게 문을 열어 놓은 매장은 Hudson 이라는 - 미국 공항에 가면 어디에서 있는 상점이다. 이곳에서는 여행객의 생필품 (과자, 음료수, 자질구레한 기념품, 책)을 판매하는데 여행객들을 위해서 유일하게 업무를 보는 것 같다.  다른 유명제품 면세점들은 모두 위와 같은 표시와 함께 닫혀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비교해보자면

 

한국은 거의 모든 업소 (상점, 식당등 소비자들이 찾는 곳)들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할것을 독려하는 편이고, 미국은 많은 업소들의 문을 닫아 놓은 상태에서 개인 위생에 대해서는 한국에 비하여 너그러운 편이다. (마스크 착용의 예를 보면 한국은 삼엄하고, 미국은 도무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엉성하다.) 어프로치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한국에서 미국을 바라 볼땐 "저 사람들이 도대체 제 정신인가? 왜 저렇게 무심한가?" 한숨이 나올 정도로  그들의 코로나 대처가 미숙하고 미개하다고 여겨졌는데, 막상 미국땅에서 이들의 삶을 지켜보니 그럴만해서 그러는구나 싶다.  뭐랄까. 인구 밀도도 조밀하지 않고, '설마' 하고 그냥 태평하게 산다고나 할까.  

 

 

내가 지내던 시골 작은 도시에서는 내가 마스크를 쓴채로 어느 매장에 가서 물건을 보고 있으면 -- 단지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나를 점원으로 착각하고 내게 와서 물건을 찾는 이들이 있었다.  매장의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님들은 자유롭게 마스크를 하거나 말거나 하니까, 예쁜 마스크를 쓴 나를 '점원'으로 착각들을 하는 것이다.  워싱턴 디씨로 가니 상황은 훨씬 엄중해졌지만 한국의 삼엄함에 비하며 새발의 피지 뭐.  나는 '사람이 귀해서, 사람을 반기는' 그런 작은 도시에서 지내다 왔으므로 뭐 딱 미국판 '웰컴투 동막골'의 행복한 아줌마였다. 

 

 

대한항공편으로 입국했는데, 아틀란타 공항에서 티켓을 받을 때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래서 안내대로 전화기에 설치했다.  비행기 탑승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도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투명한 바이저를 한 사람들도 보였다. 나는 94 마스크 위에 내가 수놓은 면 마스크 이렇게 2중으로 마스크를 했다.  좌석은 한칸씩 띄엄띄엄 배치.  통로 건너 편 내 옆자리에 앉은 신사분이 착석하자마다 마스크 벗고 있길래 신경이 쓰여서 승무원에게 그 분이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승무원이 곧바로 조치하고 그 신사분은 그 이후로 착실하게 마스크를 착용하였다. (학교에서도 마스크 귀신 할멈이었는데 뭐 어딜가도 마스크 만큼은 양보가 안된다. )

 

 

한국 도착

 

 

한국 입국 절차가 삼엄해졌다.  마치 옛날에 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드나들때 미국 이민국 통과하느라 줄서서 기다리던 것처럼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졌다.  우선 비행기에서 승무원이 입국에 필요한 서류 세장을 나눠주며 기입하라고 했다. 한장은 세관통과용 늘 쓰던 것이고, 두가지는 코로나와 관련된 것들.  그것들을 줄서서 기다리며 하나 내고, 또 줄서서 또 하나 내고 뭐 이런 식으로 여러차례 줄을 섰다.

 

 

나는 직장에서 학교 근처 Air BnB 오피스텔을 하나 잡아 줬는데, 그 오피스텔 번호가 주소에서 누락되어 있었다. 내가 여기저기 연락을 취하고 이메일을 확인하여 오피스텔 번호를 제출해야 그 마지막 입국 관문을 통과 할 수 있었다.  번호 확인이 안되면 통과가 안된다고. 뭐 한참 후 간신히 연락이 되어서 통과를 할 수 있었다. 

 

 

 

보건소 행

 

 

내가 입국 절차를 밟은 동안, 나를 픽업하려고 공항에 와서 기다리고 있던 남편에게서 텍스트가 왔다. 관활 보건소에 예약을 해놨으니 그리 바로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학교에서 내 자가격리를 도와준 담당선생님이 내게 보내 정보로는 보건소에서 근무를 오후 6시까지만 하므로 그 이후에 도착할 경우 다음날 아침에 예약하고 가서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었는데 -- 남편은 오후 7시 30분 예약을 해 놨다니 이것은 무슨 조화인걸까?

 

 

 

남편이 하염없이 늦어지는 나를 기다리는 동안 거기서 근무하는 공무원, 경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모르던 정보를 많이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 연락해서 예약을 하게 되었다고. 

 

 

 

사연은 이렇다. 우리 학교 선생님은 해당 보건소의 웹사이트를 찾아보고 거기 적힌 정보를 내게 친절하게 안내해 준 것인데, 웹사이트 정보와는 상관없이 해당보건소에서는 아래 [사진]과 같은 시간대로 근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학교 선생님에게 이 정확한 정보를 보내주었다.)

 

 

코로나 검사및 보건소에서 준 자가격리 물품

 

 

그 시각에 예약하고 나타난 해외여행자가 나밖에 없어서 가자마자 곧바로 검사를 받았다. 작년 겨울에 Flu A 검사 받을때와 같은 방법과 동일했다. 길다란 대롱을 콧구멍에 집어 넣었다 꺼내고, 입도 아 벌리라고 하고 뭔가 찍어내고.  아 그 콧구멍 검사가 찔끔 눈물이 나게 괴롭다. 딱히 아픈것은 아니지만 찔끔 눈물이 나게 톡 쏘는 데가 있다. 뭐랄까...바다에서 수영하다가 갑자기 코로 물을 삼킬때 코가 찡한거...뭐 그런 느낌하고 비슷핟. 아무튼 순식간에 벌에 쏘이듯 하는거니까 겁먹을 것은 없다. 

 

 

보건소 직원이 조그만 가방에 자가격리 물품을 건네 주었다.

 

  •  손소독제 큰 병 하나
  • 일반 스프레이 소독제 큰 병 하나 (청소하거나 비품에 뿌리는 것)
  • KF94 마스크 세장
  • 방역용 쓰레기 봉투 한장 (내게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
  • 14일간 사용할 일회용 체온계 (1개로 5회 검사 가능하다고 함) 

 

사실 '체온계' 관련 작은 실수가 발생했다.  보건소에서 나를 맞은 직원 분이 이 자가격리 꾸러미를 내게 주면서 "체온계도 들어있어요"라고 했다.  그래서 이 꾸러미를 남편에게 주면서 "체온계도 들어있대" 했다.  내가 검사를 받고 나와서 차에 타려는데 -- 그 사이에 꾸러미를 확인하고 있던 남편이 "체온계가 없어" 한다.  그래서 다시 직원에게 가서 체온계 있다더니 없다 뭐 이럭저럭해서 그걸 받아왔다.  

 

 

 

뭐 안내판에는 '차량 이용객' -- 차량안에서 라고 적혀있었지만, 내가 차를 끌고 갔을 때는 차를 주차시키고 와서 검사받으라고 하더라. 저 안내문과 달랐다.  뭐랄까, 뭔가 허둥댄다는 느낌?  이런 현상에 대해서 딱히 불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담장 직원은 내게 친절했고, 성실하게 일을 하고 계셨다. 그냥 시스템이 뭔가 아직 정착이 안되고, 담당자도 갑자기 배정된 일이라 아직 뭔가 모르는 부분이 있고 그런것 같아 보였다.  전국민이 코로나 때문에 난리를 겪고 있는 마당에 이런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불평을 한다면 내가 모자란 인간이다.

 

그렇게 첫째 날이 지나갔다. 2020, 7, 2.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