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18. 8. 24. 18:16


'문제는 보수냐 진보냐 하는 프레임 대결이 아니었어. 문제는 우파 정권이냐 좌파 정권이냐가 아니었어. 그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우파이건 좌파이건 간에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역대 정부가 나(국민, 시민)를 실망시킨 이유가 딴데 있었던거야.'


생각해보자. 그가 박근혜 지지자이건 문재인 지지자이건, 누구의 지지자이건 간에 진정으로 그가 그 정부에 대하여 제대로 흡족했던 적이 있던가? 그가 평생 보수 성향에 표를 던졌건, 진보 성향에 표를 던졌건, 혹은 오락가락했건 간에 정말로 자신이 표를 주고 선출했던 정부에 만족했던 적이 있던가? 


나도 평생 오락가락하는 일 없이 내가 선호하는 방향에 투표권을 행사해왔다.  그렇다고해서 정말로 내가 지지한 정부나 조직이 나의 희망을 일부라도 성취해 줬던가?  돌아보면 그게 꼭 그렇지는 않았던 것이다.  내가 지지한 진영이 '승리'했을때 나는 잠시 승리를 맛봤을 뿐이고, 내가 지지하지 않는 진영이 '승리' 했을때 나는 잠시 실망했을 뿐이고, 세상은 지지부진하게 흘렀을 뿐이다. 여태까지 그래왔다.  지금 현재도 그러하다. 저들은 나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며 죽을 쑤고 있다.  그저 저들이 잘 해내길 바라고 응원할 뿐이다.  떼거리로 움직이며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있어 보수도 진보도 다를게 없다. (다른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 나는 왜 번번이 실망하는가? 


이런 나의 '참 알수 없는 일'에 대한 해답을, 적어도 어떤 식의 설명을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 서문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었어. 

문제는 (미국식으로) 민주냐 공화냐가 아니었어.

문제는 (한국식으로) 아무개당이냐 아무개당이냐, 혹은 박근혜냐 문재인이냐 그런게 아니었어. 아니었어. 


어차피, 저들은 말하자면 '자본 권력을 가진자'들의 꼭뚝각시에 지나지 않았어.  자본권력자들은 보수건 진보건, 이명박이건 노무현이건 누가 대통령이 되건간에 상관없이 자본의 권력을 휘두르면 되었던거야.


정치에서 정치가 사라지고, 진보냐 보수냐가 무의미하고 정당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가 현재의 미국대통령이지. 그는 사실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사생아 취급을 당하던 사람이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어. 양당이 공고한 미국 사회에서 그는 그저 '공화당'이라는 옷을 선택했을 뿐 그에게 공화당이 큰 의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 그는 자본가로서 키워온 동물적 감각으로 자본주의의 꽃 미국의 심장에 칼을 겨누고 승리를 쟁취했던 것이지.  


이제서야 내가 수십년간 품어온 의문에서 약간 벗어난 기분이 든다.  진짜 권력은 다른데 있었던 거야. 그 어떤 대통령이 와도, 저 숨은 권력을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는 망할수밖에 없는거야. (숨은 권력의 시녀로 빌어먹고 살던가...)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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