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Life2018. 2. 1. 23:08




https://www.nbcwashington.com/news/local/Move-Over-Laws-in-Md-and-Va--287360081.html


어제 저녁에 메릴랜드 베이브리지 동쪽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가 교통경관에게 정지를 당했다.  


상황은 이러하다.  단방향 2차선 한적한 도로를 운전하고 있는데 갓길에 경찰차가 경광등을 켠 채 서 있고 승용차 한대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왜 걸렸지?' 생각하며 마침 차에서 나와 승용차로 향하는 갓길의 경찰이 다치지 않게 매우 조심스럽게 서행하며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왼편 차도로 옮길까 잠시 생각했으나 마침 왼편 차도로 차가 지나가는 중이라 차선을 바꾸기도 약간 애매한 상황이기도 했다. 


문제의 장면을 통과한 후에도, 저만치 뒤에 경찰차가 있는것을 의식해서, 과속에 걸릴까봐 속도도 완만하고 착하게 운전을 하는데 내 뒤로 경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따라왔다.  "뭐지? 과속도 아니고, 신호등도 없었고, 뭐지?  후면 브레이크등이 나갔나?"  의아해하며 차를 갓길에 세웠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실내등을 켜고

차창을 열고

두손을 운전대 위에 얌전히 올려놓고

최대한 맑고, 순수하고, 자는 아무 죄가 없으며,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경찰관을 기다렸다. 


경찰이 뭐라뭐라 하는데 내가 잘 못알아 듣겠어서 "뭐라구? 이해 못했는데?" 재차 물으니 그가 설명을 해 준다.  "경찰차가 갓길에 서서 공무 수행중이면 차선을 안쪽으로 바꾸라는 규정이 있는데 네가 그걸 지키지 않고 차선 바꾸지 않은채 지나쳐서 나를 위험에 빠뜨렸다" 는 것이다. 


나 속으로 머리 사사삭 굴리고 있는중, '뭐라구? 이 경우 차선을 바꿔야 하는거라구? 나 미국서 15년 넘게 살면서 한번도 들어본적도 없고, 이문제로 잡혀본 적도 없는데 그런 규정이 있는줄 몰랐어....'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규정이 몰랐어"라고 말하면 뭔가 덤터기를 쓸 것 같아서, "어...옆에 차가 지나가고 있어서 차선 바꾸기가 곤란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지나갔는데..."라고 아주 공손하게 대꾸했다. 


경찰은 운전면허증과 자동차등록증을 가져가더니 일각이여삼추의 천년의 시간이 흐른후에 (그래봤지 한 3분쯤? 후에) 다시 내게 다가왔다. 


"당신이 규정을 어겼지만, 이번에는 그냥 워닝(경고)만 준다. 벌금이나 벌점은 없어. 앞으로 조심해서 운전하기 바래." 


아싸! (할렐루야).  그 메릴랜드 경찰님께서! 스파이더맨의 토비 매과이어같이 잘생긴 분이었는데, 마음씨도 비단결이었어!  사실 나는 쫄아가지고 그 사람의 용모에 대한 평가를 할 겨를이 없었는데, 옆좌석에 있던 찰리가 "되게 잘생겼네...내 또래이겠는데, 진짜 미남이다..."해서 정신이 번쩍 나서 그의 잘생긴 외모를 회상했다.  하긴 잡아 놓고 방면해주는 경찰님이면 천하의 못생긴 돌쇠라도 미남으로 보일걸 아마. 


그이는 왜 나를 잡아 놓고 경고만 주고 보낸걸까?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1) 내 차와 면허증을 조회해보니 내 차나 내 면허증이 지난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무엇하나 걸린 것 없이 깨끗했을 것이다.  거의 나가서 살았으니까, 깨끗할수밖에.  물론 그 전에도 경미한 몇 건 외에 거의 전과가 발견이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관대하게 봐준것이 아닐까?


(2) "옆 차선에 차가 지나가서 차선 옮기기가 어려워서 너 다칠까봐 살살 지나갔는데..." 내가 우물거렸던 설명도 '무죄 방면'에 힘을 실어 줬을 것이다.  이 법규에 관한 사항을 찾아 읽으니,  옆차선이 바빠서 옮기기 힘들때는 조심조심 지나가라는 내용이 나온다. 정상참작이 되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위의 링크된 설명을 보면 100달러의 벌금을 물을뻔 했는데, 무죄방면 되었으니 무조건 고마운 것이다.


그래서 한가지 배웠다.  경찰차가 갓길에 어떤 차 잡아 놓고 작업하고 있을때, 혹은 사고차 수습중에 그곳을 지나칠때는 차선을 안쪽으로 옮겨야 한다. 그들의 안전을 확보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무심코 그렇게 행동 했던 것도 같다. 그냥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상식적으로.)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