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8. 1. 4. 10:42





2018년 들어서 처음으로 '나의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날씨가 추워서 개울이 꽝꽝 얼었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그다지 춥지 않게 느껴졌다.  겨울에도 칼바람만 불지 않으면 추위는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칼바람'이 무서울 뿐이다. 


짧은 겨울해라서, 오후 세시에 숲으로 들어가서 걷다가 돌아올 무렵에는 사방이 어두워졌다.  저만치 어슬렁거리는 동물이 여우인지 코요테인지 근처 인가에 사는 개인지 식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어둠속을 걷다가 생각해보니, 이 나이 먹도록, 인기척도 없는 겨울 숲속길을 해 진 후에 걷기는 처음이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춥지 않았고, 무섭지도 않았다.  그냥 터벅터벅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내 차를 세워 놓은 주차장이 나타나리라는 믿음 한가지로, 길섶에 쌓인 눈을 등불삼아서 걸었다.


꽝꽝 언 개울 얼음판에서 혼자 미끄럼을 타고 놀면서 -- 어릴적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썰매가 있다면 지금 참 신나겠다는 생각을 했고,  숲길을 따라 걷는 그 길이 고향집으로 가는 길처럼 여겨졌다.  미국의 숲길에서 오히려 고향길을 발견한다.  (한국은 낯설도록 너무 많이 달라졌다.)  겨울 숲길은 아름답다.  겨울 밤의 눈쌓인 숲길은 흰 눈이 길을 밝혀줘서 정겹다.  


얼음판위의 내 사진은, 개울가 바위위에 전화기 세워놓고 타이머로 맞춰 놓고 찍은 것이다.  매일 매일 겨울 숲으로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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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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