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etch2017. 2. 6. 12:28



지난 2월 3일 (2017년) 디씨에 있는 '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 의 전시품들을 둘러보다 발견한 작품과  작품설명 이름표의 잘못된 만남. 


그러니까 위 그림의 제목이 '갈릴리 호수의 예수' 라는 것이다.  나는 한참을 그 앞에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서 있었다.  그림속에서 호수나 바다를 혹은 예수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자리에 한참 서 있다가 웹겁색으로 동 제목과 작가와 국립미술관 검색어를 넣어 보았다. 


동명의 제목과 화가 이름을 넣어서 검색하면 나오는 작품은 아래의 것이다. 국립미술관 소장품이다. 삼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지므로 본래 아래 작품의 이름표가 마땅할 것이다.




그러면....엉뚱하게 '남의 이름표'를 달고 있는 전시장 그림의 본래 제목이나 화가는 누구인가?  내가 나름 '짱구'를 굴려서 검색을 해보니 비슷한 소재 (여자, 남자, 남자가 여자에게 흰떡 썰은것 같은것 한조각을 내미는 장면, 이러저러한 것들)의 그림 제목에 Last communion of Maria in Egypt 이런 식의 제목이 나온다.  성경이나 성경 주변 일화, 동일한 소재를 화가들이 각자 자기 스타일로 그리므로 아마 '마리아'의 어떤 일화를 그린 그림인듯 하다.  '마리아'와 '이집트'를 연결하면 -- 내가 아는 유일한 일화는 예수님의 어머니인 마리아가 잠시 이집트로 피신을 한 적이 있다는 것.  아무래도 그 성가족과 관련된 그림 인듯 하다고 추측할 뿐. 아직 구체적인 작품 제목이나 화가를 조사하지 못했다 (아마 안 할 것이다. 의욕이 없으므로.)


옛날에는 미술관에 걸려있는 기독교 관련 그림들을 봐도 잘 모르겠고, 관심도 없고, 금박무늬라던가 알록달록한 화려함에 골치가 아플정도 였는데 지금은 나도 성경적인 지식이 제법 있고, 제법 알고 하니까 이런 그림들이 꽤 재미있고, 그래서 자세히 보다보니 이런 엉뚱한 미술관 직원들의 실수도 눈에 들어오게 된다. 


경비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름표가 잘 못된것에 대해서 서로 진지하게 동의하고, 경비원이 관련 직원에게 연락을 취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나는 그냥 발길 가는데로 자리를 옮겼다.


그날 저녁 디씨에서 저녁을 먹으며, "오늘 내가 미술관 돌면서 봤던 작품들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갈릴리 호수의 예수'.  내가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웹으로 확인해보고 -- 이 그림 참 좋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그림"이라고 말했다.  내가 보지 못한 그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그 작품을 꼭 한번 보고 싶다. 


아, 이름표만 있고 작품은 없었던 그 '갈릴리 호수의 예수' 그림은, 예수님이 갈릴리 호수에서 물위를 걸어 오시는 것을 보고 피터/베드로가 주님을 영접하러 나와 물위를 몇걸음 걷다가 그만 물에 빠지는 바로 그 일화를 말하는 듯 하다. 배에서 한발 내밀고 있는, 머리에 원광이 그려진 그이가 베드로일 것이다. 나도 예수님이 보고싶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