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6. 7. 27. 01:17


내가 하루 50킬로 장거리에 걷기에 신고 나간 신발은 KEEN Whisper Sandal 이다. 5년 가까이 이 샌들을 봄 여름에 가볍게 걸으러 나갈때 신은것 같다.  그러니까 10마일 (16킬로미터) 정도는 이 샌들을 신고,  장거리 15-20마일 갈때는 여름에도 발목까지 감싸는 하이킹화를 신었다. 이것이 두켤레째인데 작년 겨울에 아마존에서 싸게 사서 (겨울에 여름제품 산거니까 그냥 떨이값에) 잘 보관하다가 올 여름에 꺼내 신었다.


처음에 집 근처 대략 10마일 안팎 걸을때는  맨발로 신었는데 (샌들이니까), 그래도 자질구레하게 발에 상처가 났다. 뒷꿈치에 물집이 생긴다거나 이러한.  내가 가볍게 걷는다해도 10킬로미터 정도를 걷는거니까.  그렇다고 더운 여름에 발목 하이킹화를 신기도 덥고,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것이, 발등만 가리는 양말을 신고 그 위에 샌들을 신는 것이다.  양말을 신으니 발 피부는 보호를 받고, 샌들의 통기성은 그대로 유지를 하고.  이렇게 걸으니 자질구레한 발 피부 상처 문제가 사라졌다.  발도 시원하고. 


일년에 한번만 해도 영광인 50킬로 대장정을 할까 말까 어쩔까, 그냥 별 준비도 없이 걸으러 나가면서 역시나 양말신고-샌들신고를 선택했다. 걷다가 발 아프면 그냥 오지 뭐, 이런 심산으로. 


그런데 이러한 방법이 내겐 매우 효과적이었다. 걷는 내내 발이 아주 편했다. 마지막 5마일 걸을때는, 아무래도 발이 붓고 피곤하니까, 양말도 벗어버리고 그냥 샌들만 가볍게 신고 걸었다.  킨-샌들. 합격 (two thumbs up!) 


하여, 장거리 워킹을 '조금'하는 경험자 입장에서 내가 추천하는 '발' 관리 및 신발 선택 방향은,

(1) 평소에 내 발을 잘 관찰하면 오른발, 왼발 따로따로 취약점이 있음을 알게된다. 가령 내 발은 왼발 네번째 발가락의 살이 유난히 통통해서인지 옆발가락과 마찰이 일어나면서 물집이 생기곤 한다. 장거리 걸으면 영락없다. 그래서 걸으러 나가기 전에 그 부분에 부드러운 밴드를 붙여준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이렇듯 자신의 발의 섬세하고 연약한 어떤 부위가 있어서 습관적으로 그 부위에 물집이 생긴다 싶으면, 걷기 전에 문제의 부분에 부드러운 밴드를 겹쳐 붙여서 사전에 조치를 취해준다. 


(2) 신발은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의 무기와 같다. 좋은걸 사 신는다. 내 발에 편안하고, 발이 부어도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로. 끈을 조일수 있는 구조로 (좀 넉넉한 사이즈로 사서 끈으로 적당히 조여주면 된다).  여름 장거리 평지 워킹에 (등산이 아닌 평탄한 트레일 수준) 킨-샌들 같은 아웃도어 샌들이 제법 믿을만 하다. 그래도 섬세한 발 피부 보호를 위해서는 양말을 신어주고 그 위에 샌들을 신어도 아주 좋다.  샌들은 다른 사람들이 사용해보고 추천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가벼운 하이킹이나 장거리 워킹에 적합한.  내가 사용한 것으로는 킨 샌들이 듬직하다. 그러나 반드시 킨 샌들만 좋은것은 아니다. 7년 전에는 끈 가느다란 (시내 돌아다니는 용도의 날렵한) 나이키 샌들을 신고 바위가 뒤섞인 트레일을 아무 생각없이 다녀온 적도 있다. 그래도 발은 무사했다. 그냥 뭐 튼튼한 것을 추천한다 (걷는데 샌들 끈이 끊어진다거나 이런 불행한 사태가 나면 안되니까.)


(3) 나는 걸으러 나갔다 오면 '자동'으로 플라스틱 통에 물 받아다가 족욕을 한다. 그게 너무 즐거워서 -- 마치, 족욕을 하기 위해 땀 뻘뻘 흘리며 걸으러 나간것도 같다.  족욕은 즐겁다. 지상 낙원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플라스틱 물통에 발 담그고 앉아서 비누칠하고 비누칠하고 비누칠하고 발 여기저기 닦아주고 또 비누칠하고...참...즐거운 인생이다. (뭐 수천만원 들여서 창녀를 불러다가 짧게 재미보고 길게 사회적 망신을 산단 말인가. 그냥 물통에 물 받아다가 비누칠 놀이만 해도 파라다이스인데. 참, 이 재미를 모르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