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or2013. 5. 11. 20:35




Gabriel Iglesias  가브리엘 이글레시아스 라는 이름의 '통통한' 미국인 코미디안이 있다.  이 사람은 대개 헐렁한 꽃무늬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무대에 선다. 이 사람은 얼핏 봤을 때 '히스패닉'으로 파악되는 용모이다. 이름도, 가브리엘 하면 천주교인들이 사랑하는 대천사, 이글레시아스 역시 한국의 김, 이, 박 정도의 평범한 남미계 성이 아닌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라는 유명한 남미계 가수가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이 사람을 '척' 보면 -- '남미계 이군' 하게 된다. 


얼마전에 봤던 이 사람의 스탠드업 코미디 하와이 공연 방송.  이 사람이 세계 여러나라를 돌면서 코미디를 하고 있다고 자랑을 한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갔을 때는 사우디 '왕자'의 궁전에도 초대되어 가 본 적이 있다고.  그 대목에서 이 사람이 했던 말 (기억에 의거하여 재 구성).

  사우디 갔더니, "오, 미국 사람 왔다! 미국사람!" 하고 막 좋아하더라.  난 사우디에 가서 내가 '미국 사람'이란걸 인정받게 되었어. 막상 미국에서는 말이지 -- "저 맥시칸 새끼...." 이러는데 말이지.


이 대목에서 히스패닉계 관객들 통쾌하게 박수를 치며 웃어대더라. (나도 이 방송 보면서 쓴 웃음을 짓고 말았다)




나는 생각해본다.  어느 나라 외교 사절단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시에서 이들을 돕은 현지 미국인 수행 인턴의 몸을 건드렸다는 혐의로 경찰이 출동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그 미국인 수행 인턴의 이름은 엘리노어 케네디이고, 그 케네디양은 매사추세츠 주 출신이며 인근 조지타운 대학 정치학과 3학년이고, 용모는 금발에, 피부는 우유같이 희고, 눈동자는 지중해의 푸른색이다.  그 케네디양은 메사추세츠주를 쥐고 흔드는 어느 유명한 가문의 사돈의 팔촌의 사돈쯤 된다고 해 보자.  그 케네디양이 '외교 사절단원중 어떤 사람이 내 몸을 건드렸다'고 경찰에 신고했다면 미국 경찰은 어떻게 행동 했을까?  그 외교사절이 공항을 유유히 빠져나가도록 방조했을까?


또 이런 생각도 해 본다.  그 케네디양의 몸을 -- 허리나 엉덩이나, 아무튼 그 케네디양의 몸을,  그 어느나라 외교사절은 함부로 건드릴수 있었을까?  





미국에서 한국인 신분으로 살면서 미국을 들여다보면 -- 미국은 참 좋은 나라이기도 하고, 참 정나미 떨어지는 나라 이기도 하고 그렇다.  나는 미국 정부가 위의 상상속의 '케네디 양'의 사건에 대해서는 매우 신속하고 '마땅한' 조치를 취했을거라고 상상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동일한 사건이 검은 머리, 검은 눈, 누런 피부, 코리안 어메리칸에게 발생 했을 때, 그들은 '니네가 알아서 하던가 말던가' 정도의 미온적 자세를 취했고, 문제의 사람이 공항을 빠져 나갈때 이를 방조했다. 이건 방조다.  '칸'을 신속하게 비행기에서 체포한것에 비교 해 볼때, 이것은 의도적 방조다.  그리고 그들의 의도적 방조에 -- 어느 '이름이 케네디가 아니어서 슬픈'  '용모가 금발의 백인이 아니어서 슬픈'  코리안 어메리칸의 꿈은 슬픔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뿐이다.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그나마 그 한국계 여대생이 미국 시민권을 가진 '미국인'이니까 그래도 이나마 얘기가 되는거지, 미국 시민이 아닌 한국인 신분이었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정말 그럴까? 알수가 없다.



미국 흑인 코미디안 (Christ Rock) 이 한 스탠드업 코미디 내용중 이런 것도 있다:


 백인 여자가 납치를 당하면, 그 여자가 19세건 20세건 간에 '아동 실종/납치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요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고 호들갑을 떤다.   흑인 여자아이가 납치를 당하거나 실종되면 -- 보도 이런거 없다. 그냥 제발로 나갔을거라고 상상한다.  한 여덟살짜리 흑인 소녀가 감금된 상태에서 기지를 발휘해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온몸을 부딪쳐 탈출에 성공해도, 언론은 그따위 일에 관심 없다.  되게 웃긴다 (코미디에서 이런 말 하면, 관객은 폭소를 터뜨린다.)






난 위의 이야기에 -- 만약에 아시안 여자아이가 납치를 당하면?  하고 변수를 대입해 보면서 혼자 하품을 한다.  카트리나때 미국 정부가 어땠나? 엘에이 폭동때, 코리아 타운은 미국 영토가 아니었던거다. 그걸 나는 최근 시앤앤 프로를 보고 알았다. 완전히 버려졌던 코리아 타운. 영원한 이등국민, 유색인종 아메리칸 시티즌.



그..래..도...본국에서 귀하신 분들 오신다고, 젊은이들이 그거 접대하겠다고 봉사하러 갔는데, 에라이, 에라이... 할말이 없어요 내가. 에라이...





난 지금 코미디 얘기를 하고 있는거다. 이런게 진짜 코미디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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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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