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3. 3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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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apeake & Ohio Canal National Historical Park.  워싱턴 기점 12마일 지점에서 22마일 지점까지 왕복.


이곳은 포토맥 강변, Great Falls Park 인근의 Angler's Inn 이라는 식당 입구에서 진입하는 트레일 입구.  주차장에 차를 놓고 작은 나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시작되는 강변 길. 


여기가 대략 12.5 마일 거리쯤 되는 곳이라서 동쪽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12마일 포스트에 도장을 찍고 22마일을 향해서 걸었다. 


아침 9시 30분에 12마일에서 출발 -- 12시 30분에 22마일에 도착 (10마일) -- 잠시 쉬고 -- 오후 1시에 반환 시작 -- 오후 4시 30분에 차로 돌아왔다.  20마일 걷는데, 중간 휴식시간 포함 일곱시간 걸렸다.  시속 3마일 속도도 못 낸 셈이다.  좀더 분발해야 한다.



마침 이 지역 공립학교들이 봄방학 주간이라서, 어린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단위의 소풍객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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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시간 혼자 걸으며 딱 한장 내 얼굴이 들어간 셀카, 기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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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걸어도 심심하지 않았던 이유: 


거의 1-2마일에 한마리씩 개를 만났다.  주인을 따라 소풍 나온 개 들. 이 개들이 어찌나 살갑게 아는척을 하고 안아달라고 엉기는지.  처음 시작 지점에서도 흰색 골든 레트리버 종류의 크고 아주 순한 개를 만났는데, 그 개가 순하게 내 손을 핥아주고 엉겨 붙는데, 개 형상을 한 천사 같았다. 우리 왕눈이가 하늘 나라에서 나 심심하지 말라고 개를 보냈다고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막바지 17마일쯤 걸을 때, 지치고 피곤했는데, 우리 왕눈이 크기의 검정 개가 주인을 따라 산책 중.  그 개는 약 1마일을 내 앞에서 걸었다. 그 개 엉덩이를 보면서 걷는 동안은 피곤한 줄 몰랐다. 우리 왕눈이가 앞장서서 걸을때, 털 공처럼 엉덩이가 통통 튀었었다. 그 왕눈이 엉덩이를 보는듯 했다. 


그 외에도 머리에 빨간 털이 난 북버지니아 딱따구리도 여럿 만났고, 사슴 떼가 한가롭게 노니는 것도 멀리서 보았고, 새들도 ... 온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내게 일제히 말을 거는 것 같아서 심심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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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자랑을 해도 부족한, 물의 나라.  
길을 가운데 두고 왼쪽은 강, 오른 쪽은 수로. 
그 사이의 길을 걷고 있는 나. 
이렇게 근사한 풍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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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크기인데, 꽃 모양이나 잎사귀는 민들레가 아니다.  흔한 데이지 모양의 꽃인데, 납작하게 길에 엎드려 핀 것이 민들레 같기도 하고.  민들레와 데이지가 섞인 듯한 꽃을 발견했다. 이 지역에서 처음 본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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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왕눈이를 닮은, 검정색 개.  이 개는 걷다가 내가 뒤처지는지 확인하듯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막판에 이 개가 있어서 걷기가 힘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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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덕분에 봄 꽃들은 아직 더디게 피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더디 오는 봄도 좋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있으니까.  뭐든 기다릴때가 더 좋은 법이다.


오늘 내가 20마일을 걸을수 있을지 내심 걱정을 했다. 겨울 동안 장거리 워킹을 안했고, 운동을 자주 안했으니 몸도 무거워지고 (체중은 그대로라도, 나 스스로 느끼는 내 몸의 무게가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나이도 한 살 더 먹었으니까... 그런데 정상적으로 걸어줘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기록은 정상이라도 내가 느끼는 걸음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졌다. 전에는 가볍게 다람쥐처럼 돌아다녔는데, 요즘은 그런 가벼움이 안느껴진다.   


그래도 일단 20마일을 해 냈으니, 좀더 운동을 하고 준비를 하면 한달 후에 32마일 걷기도 잘 해 낼수 있겠지.   그걸 잘 해내면 나는 건강에 좀더 자신감이 생길것도 같다.   


온 세상이 참 아름다웠다.  강물은 오랫만이라며 경쾌하게 노래를 불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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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