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2. 4. 2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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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왕눈이 데리고 리버밴드에서 그레이트 폴스까지 산책을 다녀왔다. 폭포 입구쪽에 작은 시내가 흐르는데, 왕눈이를 쉬게 하려고 시냇가로 내려갔더니 왕눈님께서 작은 조약돌로 덮여있는 시냇가에 '털퍼덕~'  엎드리고 만다. 앞발을 물에 담근채 가끔 물을 먹기도 하고, 졸졸 흐르는 물을 쳐다보기도 하고. 혹은 시냇가의 풀들을 뜯어먹기도 하고 (왕눈아, 네가 양새끼로 보이는 구나. Mary has a little lamb!  너는 새끼양이고 나는 메리 놀이를 해야겠구나.)

 

폭포 내려다보고 돌아서는데 머리위에 아카시아가 주렁주렁.  한송이 따서 야금야금 먹었다.  옛날에 어릴때 시골에서 살때, 동네 아이들 (고모들, 오빠 언니, 이웃집 아이들)이 개울가에 몰려가 아카시아를 따 먹었다.  아이들 높이의 아카시아를 다 따먹으면, 그중에 나무를 잘 타는 이웃집 유순이같은 애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 꽃을 따먹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네살짜리 땅꼬마인 나는 고모들이 마지못해 노나주는 꽃 몇송이 얻어먹는것이 고작이었는데, 참 달고 맛있었다.  한국에서 아카시아가 지천으로 피어나지만, 내가 따먹을수 있는 나지막한 아카시아 나무는 없었다.  버지니아에 오니 나무들이 하도 많아, 아카시아도 많고, 미국 사람들은 꽃을 따먹을 생각을 안하므로 내가 원한다면 아마 아카시아로 배를 불릴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한송이 맛보는 것으로 이미 추억이 몸안에 가득해진다.  나는 되새김질 하는 초식동물 같아, 결국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시간이 내가 살아있는 시간보다 더 긴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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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