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2. 4. 5. 08:28

 

 

 하루종일 창가에 앉아서 내다보는 왕벚꽃 나무.  꽃잎이 바람에 날린다.  들여다보면 꽃송이가 툭...하고 떨어진다.

 우리 왕눈이, 벚꽃 아래서 님 기다리는 '게이샤' 같은 포우즈. 랄라~

 

 왕눈이는 일단 개줄을 묶고 나가면, 내가 끈을 내려놓고 딴짓을 할 때 조차도 내 주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뭐랄까, 끈이 있는한 절대로 내 곁에서 멀어질수 없다고 믿고 있는 눈치이다.  만약에 내가 끈을 풀어주면, 멋대로 아무데나 막 돌아다닌다. 왕눈이에게 '개끈'은 그 자체로도 '속박'을 의미하는 모양이다.  왕눈아, 너 착각하는거야.  (하지만, 인간 역시 이런 착각을 종종 한다. )

(저 위의 사진, 울타리에 노란 옷을 입은 사람이 아주 작게 보인다.  아래 사진에는, 그 노란 사람이 개를 끌고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나도 저 쪽문으로 왕눈이를 끌고 드나든다.)

떨어진 꽃을 감상하시는 왕눈 할아범.

 

아파트 인근, 동네 산책.  벚꽃 나무 가지 너머로 노란 스쿨버스 한대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엘리오트의 '황무지'에 등장하는 '라일락'.  너의 향기는 지옥처럼 감미롭다.

 

태양은, 지상에도 자신을 닮은 꽃들을 흩뿌려 놓았다.

 포도송이같이 흐드러진 등나무꽃.

 

아파트 입구에 저승의 등불처럼 요사스럽게 피어난 박태기 꽃.  아직 어린, 작은 나무이지만, 꽃은 요염하게 피어났다. 색상이 어딘가 '형광 핑크'라서, 가짜꽃 같아라. 박태기꽃. Redbud.

오늘, 우리동네 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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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