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2. 3. 25. 03:35


오늘과 내일은 비가 예보 되어 있다.  하지만, 매일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는 봄날인데, 비가 온다고 집에만 있기에는 가는 봄날이 아쉬워서, 우산을 챙겨가지고 찬홍이와 집을 나섰다.

창밖에 왕벚꽃이 탐스럽게 피어나고 있다. 내 창에서 보이는 왕벚꽃나무. (뒤에 아파트 벽이 있어서 벽화 처럼 보이기도 한다.)


포토맥에서 3마일쯤 걸으면 나타나는 켄우드 벚꽃마을. 지난주에 막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이제 만개를 하여 꽃잎이 이리저리 흩날린다. 봄날이 가는것이 아쉽고, 청춘이 지난 것이 아쉽다.  인생이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하루가 허락된 것에 감사할따름이다.








켄우드 벚꽃 마을을 지나쳐 1마일 걸으면 나타나는 예쁜 마을 베데즈다.  마을 가운데 책방. 책방앞에 한가롭게 모여서 노는 사람들.  빨간 튤립이 눈에 띄게 사랑스럽다.




베데즈다 베이글 집에서 샌드위치 하나씩 사서 길거리 벤치에 앉아 신나게 먹고, 동네 상점 구경.



베데즈다 르 뺑 꼬디디엥 카페에 앉으면 창밖에 보이는 작은 케이크 가게가 있다. 이 집은 특별한 케이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지역 명품 케익점이라고 한다.  찬홍이와 나는 이 가게에 들어가서 케이크 구경하다가 그냥 나왔다.  내게는 조지타운 컵케이크가 더 친숙하다. 



비가 뿌리기 시작했다.  준비한 우산을 쓰고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속에 숲속길을 걸어 돌아왔다.



아침에 바글바글 사람들이 모여 있던 벚꽃 동산.  비가 내려서인지 아무도 없고 조용했다. 신비한 고요. 빗방울. 비에 젖은 꽃잎들.  그래서, 나는, 비오는날의 산책을 좋아한다. 세상은 더욱 고요하고, 인적은 없다. 별유천지 비인간.




보슬비는 우산을 접고 맞아도 그만이다. 우산을 접은채 씩씩하게 걷는 찬홍이.



빗속에 웃고 있는 제비꽃들.



어제는 햇살이 따가웠다. 그래서 디씨에 다녀 온 후에 지쳐서 낮잠을 잤다. 오늘은 날이 흐리고 비가 오니까 걷기에 참 좋았다. 지치지도 않았고, 산책을 마친 후에도 피로하지 않다.  오늘 같은 날이야말로 산책하기에 좋은 날.

찬홍이는 피곤하다고 잠이 들고, 왕눈이도 찬홍이 곁에서 쿨쿨 낮잠을 잔다.

나는 집안을 치우고 찬홍이가 먹을 맛있는 것을 만들어야지. 비오는 봄날이 참 좋다.  꽃잎이 떨어지는 것이 아쉽지만, 아쉬운것은 아쉬운대로,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흘려 보내는 것이 인생이다.  나는 세월이 흐르는 것을 수긍하거나 체념하기에 이르른 것 같다.  청춘을 지나 보낸 사람의 체념 같은 고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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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