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엄마2011. 7. 13. 12:46

여러시간 쉬지 않고 미술관을 둘러보고 세시쯤, 느지막히 미술관의 전망좋은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센트럴파크가 바로 창밖에 펼쳐진 곳에 식당이 있었고, 식당 통로에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 조각상이 있었다. 음식 값이 '배가 아프게' 비쌌지만, (그래 좋다, 전망 좋은 자리 값이다...) 이러고 그 비싸고 맛도 없는 음식을 사 먹었다. (나만 갔으면 이런거 안 사먹을텐데, 엄마에게 이런 멋진 식당에서의 점심 식사, 그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

엄마도 사실은 이 파스타에서 '미국냄새'가 난다고 많이 안드시고 찬홍이에게 다 주셨다. 그리고는 식전에 제공된 맨빵을 잡수셨다.  하하하.



식사를 마치니 오후 네시.  지하 차고에서 전시장으로 집접 들어온터라, 엄마가 정문 풍경을 못 보셨다. 그래서 정문으로 나가서 계단에 앉아서 한시간 가까이 사람 구경을 하며 보냈다.  늘 그러하듯, 정문 앞에서는 악사들이 연주를 했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그림처럼 알록달록 했다. 늘 그러하듯 관광객들중에 애국심 드높은 한국인이 악사에게 팁을 듬뿍 준듯,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갈때마다 나는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애국가를 듣는다).  뉴욕 한가운데서 들리는 애국가에 대해서 나의 기분은 좀 복합적인데, (1) 애국가를 들으니 반갑네  (2) 그런데 꼭 여기서 애국가를 연주해야 직성이 풀릴까? 난 차라리 뉴욕 한복판에서 '섬집아기'라던가 혹은 '동백아가씨'같은 노래가 나오는 것이 훨씬 분위기 있고 정감이 있으며, 그래서 더욱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들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여간에 공짜로 음악을 듣는 처지이므로  고마울뿐이다.




단체로 노래를 하는 가수들도 보이고


핫도그를 사 먹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선 사람들. (엄마가 안계셨다면, 찬홍이와 나도 여기서 각자 핫도그와 프레첼 같은것을 사 먹고 점심을 때웠을것이다.)




바람을 쐬면서 스케치를 하는 유여사.




7월의 햇살.


오후 다섯시에 미술관을 출발하여. 밤 열시반에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해가 붉게 지는 것도 보았고, 달이 떠서 따라오는것도 보았다.  무탈하게 뉴욕에 다녀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