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엄마2011. 6. 23. 03:32






우리 유여사.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활짝 미소.




오빠가 특등석 비행기표를 구해줘서, "비행기에서 드러누워서 자도 되고, 먹을것도 많이 주고, 아주 좋더라" 하고 어린애처럼 자랑을 하시다.

또래의 노마님이 옆자리에 앉으셔서 열시간 넘는 비행시간이 지루한줄 모르고 살아온 얘기를 하셨다고

찬홍이 아이포드에 실수로 찍힌 사진이, 오히려 예술이라 올려본다.




오늘 우리 엄니, 모든 것이 다 좋았는데, 한가지 '사고'를 치셨다. 하하하. 박선생 알면 기절을 하겄네~

지홍이 소속 부대에서 훈련병 수료식한다고 안내장과 임시 출입증 이런것을 보내왔는데, 편지 겉봉은 지홍이가 직접 쓴 것이다.  그러니까 할무니 생각에, 지홍이 편지를 지홍이 아부지가 뜯어 봤으니깐, 미국 제 에미한테 편지 갖다 보여줘야지. 이러고는 할무니가 편지는 열어보지도 않고 편지 봉투째 갖고 오신거다. 하하하.

"엄마, 이것은 거시기 편지가 아니고, 부대에서 날아온 공문이여... 이걸 왜 갖고 오셨슈?"

"난, 지홍이가 애비한테 보낸거니깐, 남의 편지 보는게 실례라서 안봤지. 정미도 편지 갖고 가서 은미하고 열어보라고 그냥 안보고 주던데..."

"큰일났네 이거. 지홍이 면회도 못가게 생겨부렀소. 워쩌유?"

하하하. 내가 학교에 가서 팩스 이메일  처리하면 박선생 이메일에 카피가 도착할 것이다. 그거 프린트 해 가면 되겄지.


꽃매장에 '작약 (peony)'이 있길래 한단 (세송이) 샀다. 노란장미하고 섞어가지고 공항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꽃다발을 만들었다.  지금 꽃다발은 다시 해체되어 세개의 꽃병에 꽂혀있다. 엄마는 작약꽃을 담아 놓은 꽃병 아래, 침대에서 달게 낮잠을 주무신다. 작약 향이 좋다고 아주 좋아하시더니 금세 잠이 드신다.

조금 이른 저녁을 지어서 먹고, 저녁 산책을 가까운데로 나갔다가 밤에 다시 주무시게 해야지. 그래야 시차에 적응하시기 수월하실 것이다.

엄마가 아주아주 흡족해 하신다. 마음에 무엇 하나 걸리는 것이 없이 가볍고 좋다고 하신다. 뭔가 미진한 숙제가 없이 아주 좋은 상태로 오신 모양이다.  여기 계시는 동안 매일 웃게 해드리겠다.

(엄마가 얇은 자외선 차단 장갑과 자외선 차단 팔 토시 이런것을, 아주 가게를 차려도 좋을만큼 많이 갖고 오셨다. 언니는 자외선 차단 크림이며 화장품을 많이 사서 보냈다.  장갑이며 차단제등이 많이 생겨서 내가 정말 좋다. 내게는 아주아주 귀한 선물이다.)

오늘 저녁 메뉴는, 발아현미로 지은 콩밥하고, 배추 우거지 된장찌개, 병어 조림, 쇠고기 구이, 장아찌, 생두부에 간장 양념, 김치. 대략 이렇게 하려고.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