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Column2011. 6. 1. 23:17

나는 이른 아침 극장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일전에 조조할인으로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 2’를 관람했다. 쿵푸 판다는 2008년에 1편이 나왔었고 3년 만에 2편이 우리 곁에 다시 찾아왔다. 이 애니메이션에 부제를 붙인다면, ‘Inner Peace(마음의 평화)’라고 할 만하다.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이슬 방울을 손으로 받아 온전한 이슬 방울 상태로 물에 내려 놓는 ‘사부’는 이러한 기술을 닦기 위해 수 십 년의 수련을 거쳤다고 말한다.

우리의 뚱땡이 어수룩한 판다 ‘포’는 사부의 가르침을 어떻게 구현 할 것인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한가?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의 포크 아트 갤러리에 가면 괴상한 전시물 한가지가 눈에 띈다. James Hampton (1909-1964)이라는 어느 빌딩의 야간 경비가 14년간 알루미늄이나 금박지, 은박지 등 폐품을 수집하여 종교적인 형상들을 만들어 놓고 사망했는데, 그 설치물들이 국립 미국 미술관에 영구 전시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설치물의 가장 중심에 그가 새겨놓은 문구는 ‘Fear Not’이었다. ‘두려워하지 말라.’ 성경의 신약과 구약을 통틀어서 ‘두려워하지 말라’와 관련된 문구는 대략 365번 나온다고 한다. 매일 하루에 한번 정도 우리는 스스로에게 말해 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 ‘두려워하지 말라’는 문구를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 이유는, 감옥에 갇혀 있던 쿵푸 대가들이 감옥에서 빠져나가는 것 조차 포기 했을 때, 포가 그들에게 외친 한마디 때문이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지어낸 두려움의 감옥에 갇힌 것뿐이야.” 나를 가두는 것은 내 환경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주인공 ‘포’ 역시 공포의 기억 앞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기도 하지만, 내면의 평정심을 찾아 냄으로써 공포심에서 벗어나 평화를 만드는 존재로 거듭난다.
 
쿵푸 판다를 보는 또 다른 재미로는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유명배우들이 연기했다는 것인데, 일단 주인공 ‘포’는 몸집이 판다처럼 통통하고 늘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 잭 블랙이 맡았고, 호랑이 역의 안젤리나 졸리, 그리고 사부님의 더스틴 호프만 등의 친숙한 목소리를 분간할 수 있다면 이 애니메이션은 더욱 유쾌해진다.

그뿐인가, 덤으로 알게 된 사실로, 이 애니메이션의 총감독을 맡은 이가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온 한국계 미국인 제니퍼 여 (Jennifer Yuh)라는 여성감독이라는 점은 어쩐지 가슴 한 켠을 아리게 한다. 아시아에서 태어나 북미대륙에서 성장한 여 감독의 일대기와 판다 마을에서 태어나 양아버지 거위의 품에서 자라난 주인공 '포'의 삶이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만든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라니, 참 장하고도 장하지 않은가?
 
영화는 끝나고, 영화관을 빠져 나올 무렵, 나는 현실의 숙제들 앞에 다시 선다. 두려움 없이, 평점심을 가지고 나도 뚱땡이 판다처럼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아비요!” 나도 어린 아이처럼 외쳐보는 것이다.

June 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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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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