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4. 3. 12:11



제퍼슨 기념관  정면, 계단 앞에서 어느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휠체어에 앉아 계셨고, 추운 날씨 때문에 온몸을 모포로 감싸고 계셨다.
누군가가 노인의 휠체어 앞에 무릎을 굽히고 엉거주춤 서서 노인의 귀에 뭐라고 속삭이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계단을 올라갔다.  노인은 휠체어에 앉은채로 손을 약간 움직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으셨다. 노인의 시선을 따라 나도 눈길을 돌리니, 계단 위로 노인의 가족인듯한 사람들이 올라가면서 연신 뒤를 돌아보는 것이 보였다.

그러니까,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는 휠체어에 앉아 계시고, 그를 모시고 온 가족들은 모처럼 소풍 나온 길에 제퍼슨 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벚꽃보다 환하게 웃으시면서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는 괜챦으니 안심하고 구경하고 오너라) 이런 메시지처럼 보였다.

가족에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할아버지는 행복해 보였다.  연신 뒤를 돌아보는 댓명의 사람들도 선량해 보였고, 쾌활해 보였다. 

인생은 짧다. 그리고 모든 것은 허망하게 끝 날 것이다.  하지만, 봄 날 꽃이 피어나고, 우리가 이따금 꽃밭에서 노는 일은 허망한 삶속에서 전광석화같은 기쁨으로 각인 될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