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ng, 1969, Acrylic and aluminium on canvas

Photo by Lee, Eunmee, 3rd Floor,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January 14, 2011


스미소니안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 3층에 걸려있는 쌤 길리엄의 '그네 (Swing, 1969). 스미소니언 미국 미술관은 여러점의 길리엄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전시되고 있는 것은 이 작품 하나, 그리고 Luce Foundation Center (그림창고같은 전시장) 구석에 평면적인 액자 작품이 하나 걸려있다.

Corcoran 미술관에서도 그러하고, 요즘 진행되는 필립스 콜렉션의 전시회에서도 그렇고, 미술관들은 길리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커튼 널어놓은 것 같은 작품 한점과 이런 작품들의 평면 모습을 보여주는 액자 작품을 형제처럼 걸어놓는 편이다.  그리고 그 외의 평면적인 다른 작품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 이다.  그는 60년대외 70년대에 이렇게 '걸어 놓는 캔바스' 작업에 열중하고, 그 이후에는 꼴라쥬를 위시한 다양한 작업을 했는데, 미술관에서는 그의 '널어 놓는 설치 미술' 쪽에 애정을 보내고 있는듯 하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이 '널어 놓는 캔바스'가 그의 독특하고, 새시대를 여는 발상이었고, 나머지는 남들도 다 하는 것들이니까 그럴 것이다.

아래는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의 쌤길리엄의 작품이 전시된 전시실 풍경이다.

사실 이 사진을 찍었던 날은, 나의 관심이 백남준의 작품에 집중되어 있었다. 백남준 보러 갔다가, 간김에 또 한바퀴 둘러보던 식이었다. (그래서 결국 온종일 발품을 팔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왼쪽 구석에 쌤길리엄의 '그네'가 매달려 있다. 전시실 중앙에 백남준의 'Zen' 이라는 텔레비전 작품이 있다. 나는 처음에 이 백남준씨 작품을 보고 지나치면서, "테레비가 고장이 났나?" 뭐 이러고 말았었다.  그런데 바로 이 '한줄 그은듯한 선' 그것이 백남준씨가 의도한 'zen'이었다.
창문이 있고, 하얀 석고상같은 여자가 창밖을 내다보는 작품이 Georg Segal의 조각 작품이고, 오른편에 Rauchenberg 의 콜라쥬 작품이 두점 보인다.






 




3층 전시실 복도. 내가 사진을 찍는 위치가 백남준의 Megatron/Matrix 전시실 입구 쯤이 될 것이다. 내가 서 있는 왼편 전시장에 백남준의 방이 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20세기 비디오아트 기획전이 진행중이다. (현재에도 진행중).  쌤길리엄 작품 외에 전시장 전체를 담아보는 이유는, 이것이 그가 속한 미술의 어떤 시대이고, 그리고 그가 미국 현대미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예술가들의 일생을 단 몇줄로 요약해보면, 대개는 그의 '대표작'이 한두가지 들어가게 되는데, 그 대표작이 그의 '마지막'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지. 삶의 어떤 시간속에 그 어떤 순간이 존재하고, 사람들은 그것만을 기억할 뿐이지.  그 이전도, 그 이후도 잊혀지고 말아.  쌤 길리엄은 현재 노인이지만 젊은이 못지 않게 왕성하게 자기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할수 있지.  그런데, 아직 그의 삶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이지만, 획기적인 어떤 변화가 없는한, 결국 그는 벽에 걸어놓은 커튼같은 캔바스작품, 그리고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같은 설치미술작품 이 두가지로 기억되고 말것이지.

우리가 어떤 사람의 삶을 기억할때는, 그의 '종말'이 아니라, 그가 가장 빛나던 순간을 기억해주는 것이 좋을것 같다.  이래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어 시체되고 벌레들의 먹이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해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의 가장 빛나던 장면 그런 것들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예술가를 기억할때는 그의 마스터피스를 기억해주니까.

종말이 아닌, 삶의 장면들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삶은 다른 각도에서 무척 신기로와 보일것이다. The best is yet to come. 내 인생에 최상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이런 백치같은 optimism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2. 2. 22:23


백문이 불여일견.  한번 보시지요. :)  백남준씨 자료는 차근차근 정리하여 제대로 엮어보려고 계획만 열심히..촬영 이은미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50196


내일은 설날이다. 나는 워싱턴의 하늘 아래서 떡국을 끓여 조상께 드리는 차례를 지낸다. 세상 어디에 가서 산다고 해도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의 전통을 지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의례이기도 하다. 명절 아침엔 한국의 가족이 그리워서 눈물이 난다.

           워싱턴에 살다 보면, 이곳을 찾는 지인들에게 관광 안내를 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챙겨 줄 때가 있다. 워싱턴 디씨에서 한국인이 찾아 볼만한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말해주고 싶다,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에 가봐야 해. 거기 3층에 가면 미국의 국보급 미술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거든. 링컨 갤러리 중심 부분에 미국 지도를 표방한 백남준의 일렉트로닉 하이웨이 (Electronic Highway) 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 정도는 웬만한 미국인들도 다 알고 있을 정도이지. 그런데, 사실 더 놀라운 작품이 거기 숨어있어. 바로 그것을 가서 봐야만 하는 것이지.”

           나는 일단 그 숨어있는 작품 생각을 하면 심장이 쿵 뛰고 코끝이 찡해진다.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 3층 북쪽 회랑의 오른쪽 구석방에 백남준의 진짜 보물이 숨겨져 있는데 제목은 메가트론/매트릭스 (Megatron/Matrix). 전체 215개의 화면에 두 가지 각기 다른 주제가 서로 연결되어 돌아간다. 메가트론 쪽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참가국 관련 화면들이, 매트릭스 에서는 나선형 속의 개인이 비쳐지면서 개인과 세계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화하도록 이끈다.

           나는 미술에 관심 없고, 비디오 아트가 뭔지도 몰라. 그러므로 나하고는 상관 없어라고 내 친구가 말한다면, 나는 말해주고 싶다, “이건 미술에 무지한 사람이라도 상관없고, 시각장애인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그냥 거기 가서 그 작품 앞에 5분쯤 서있거나 앉아있기만 하면 돼. 백남준이 이 작품에 숨겨놓은 것이 따로 있어.”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 디씨, 미국이 자랑하는 국보급 미국미술품을 소장하는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 3. 거기 빙글빙글 돌아가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게 되는가? 그것은 바로 가수 조용필의 노래이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소리쳐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 코드 속에 반복적으로 끝없이 심어놓은 한국의 이미지들, 그 이미지들이 모니터를 수놓으며 변화해 가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트의 음악들이 그 흘러가는 화면들과 맞물리는데, 그 속에서 홀연히 흘러 나오는 조용필이라니.  내가 한번이라도 국립 미국미술관에서 한국인 조용필의 노래를 들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던가? 백남준씨는 물론 한국이 낳은 한국의 아들이고, 미국 국적의 아티스트로 생을 마감했다. 미국은 그를 한국 출생 미국 미술가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국적이 무슨 상관이란 말 인가, 그는 한국의 아들인데. 

           조용필은 한국의 국민가수로 알려져 있고, 그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불세출의 히트곡이라고 한다.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여 미국을 자주 오가던 국민가수 조용필은 간단히 취득 할 수 있는 미국 영주권조차 거절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의 국민가수로 생을 마칠 작정인 모양이다.

           미국 미술관에서 백남준과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맞닥뜨린 이후 내가 이 미술관을 찾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메가트론/매트릭스 작품이 설치된 전시장 구석에 가서 밥 한끼를 먹을 시간만큼 앉아있다가 나온다. 허기진 가슴이 밥 한끼만큼 차오른다. 이국 땅, 워싱턴 디씨의 심장부에서 울려 퍼지는 한국 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애국가보다도 그 어떤 명곡보다도 더 거친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남준은 미국의 심장부에 한국을 심어 놓은 것이다. 이것은 고국을 떠나 세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던 백남준의 그리운 노래이리라. 그리고 나의 그리운 함성이기도 하다.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은 매트로 레드라인 (Red Line) Gallery Pl Chinatown 역 앞에 있으며 오전 11 30분 개장 오후 7시에 닫는다. 입장료는 물론 무료이다.



이은미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1. 1. 16. 07:11
미술관에서 작품 감상하다 보면 작품 소개하는 태그 (tag)에 제목이며 작가, 제작 년도, 사용한 소재 뭐 이런것들이 간단히 명시가 되어 있는데, 숫자로 이루어진 기호들도 있다.  바로 그 기호가 Accession Number 이다. 소장품에 붙여진 고유 기호이다 (우리식으로 주민등록 번호 인 셈이다.)


Smiethonian American Art Museum 의 Luce Center 에서 위의 안내표지를 발견하였다.

  1. 2001은 미술관에서 이 작품을 구입했거나 기증받은 년도를 가리킨다.
  2. 71은 미술관이 일년에 몇차례에 걸쳐서 일단의 작품을 들여 놓았을것인데 그 해에 몇번째로 들여 놓은 그룹에 속하는가 명시를 한 것이다. 2001년에 71번째로 들어온 그룹에 속한다는 뜻이다.
  3. 14는 그 그룹중에서 몇번째 인가 명시한 것이다. 가령 2001년에 여러차례에 걸쳐서 작품들 무리가 들어왔는데, 이 작품은 71번째 그룹에 속하고 그 그룹에 14점이나 그 이상의 작품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14번으로 번호가 매겨졌다는 말이다.
  4. a-b 는 이 작품이 뭔가 한쌍으로 이루어진 경우를 가리킨다. 찻주전자의 경우 주전자 몸체와 뚜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몸체와 뚜껑이 온전히 짝이 채워져서 들어왔으면 a-b 이렇게 표기가 되는 것이다.
  5. 이제 예를 들어보자, 내가 그림 한장을 미술관에 기증했는데, 그 그림에 대해서 미술관이 2011.11.11 이라고 표기했다면, 이 그림은 2011년에 미술관에 소장 되었으며, 열한번째로 들어온 일단의 작품들중 하나이고, 그 작품들중에서 11번에 해당 된다는 것이다.

 
자 실전 연습:

이것은 내가 찍은 작품 설명문의 일부. 대충 보니 작가 자신이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에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그 뒤에 기호가 있다. 퀴즈.  2006.14는 무슨 설명을 하는 것일까요?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1. 1. 16. 06:42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의 3층에 미술품 보관 및 전시를 하는 Luce Center 라는 곳이 있다. (이름을 잘 몰라도 3층 한바퀴 돌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르게 된다).  이곳 홀에서 수요일--일요일, 오후 1시 30분 - 3시 30분 사이에 커피나 차를 무료로 마실수 있다.

사진에 보이듯 컵이 쌓여있고 커피와 뜨거운 물 통이 나란히 있어서, 원두 커피를 딸아 마셔도 되고, 아니면 뜨거운 물에, 옆에 준비된 티백을 넣거나 인스턴트 커피를 타서 마실수도 있다.



찻잔을 들고 이렇게 홀에 있는 테이블을 아무거나 차지하고 앉아서 쉬면 된다.  노트북을 충전시키면서 웹서핑을 즐길수도 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이 곳에 온종일 진치고 앉아서 공부를 한대도 좋겠다 (어차피 미술관 입장료는 무료이므로.)



차를 다 마시고는 계단을 이용해 이곳 2층 3층에 있는 소장품 보물창고 탐색 놀이를 하다보면 세월 가는줄 모른다.  무료 입장인것만도 고마운데, 커피까지 제공해주시니 감사할 따름~  (공짜는 일단 접수하고 보는거다 헤헤.)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1. 1. 16. 01:28

Train in Coal Mine (1968) Oil on Fiberboard 광산의 기차
Jack Savitsky (1910-1991)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1층 Folk Art 갤러리
사진 이은미, 2011, 01,14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은, 미국 미술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에는 Folk Art 라고 불리우는, 전시장도 있어서 주로 무명의  일반 사람들이 그리거나 만든 작품들이 전시가 되고 있다. Grandma Moses 의 작품도 한점 걸려있고. 간혹 작가의 이름이 알려진 작품들도 보이는데, 이 기차그림도 작가가 알려진 경우에 속한다.

미술관에 갈 때마다 나는 새로운 그림을 발견 할 때가 있는데, 정말 새로운 그림이 거기 걸려있다기보다는, 늘 무심코 지나쳤던 것인데 문득 내 눈에 다가올때, 그 때 새로 만난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물론 전시 기획자가 계절에 따라서 작품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그 기차 그림은 내가 이곳에 올때마다 늘 그자리에 걸려있던 것이었는데, 이 작품이 문득 내 마음에 노크를 했다.  왜 하필 이것이 유독 눈에 띄었을까?  밖은 차가운 겨울 날씨인데, 그림이 환하고 따뜻하고 힘차보여서 그랬을까?

아니, 무심코 지나치다가 작품 제목에 덧붙여져있던 설명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일까?
스미소니안이 붙여 놓은 태크 (이름표)에 적혀 있던 구절을 기억에 의거 풀어 놓자면 -- 대다수의 민간 예술가들 (folk artists)은 그림 공부를 따로 하지도 않고 평생 자신의 생업에 열중하여 살다가 노년에 일자리에서 물러난 후에, 취미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경우가 많다.  그들은 생애의 생생한 경험과 기억에 의거하여 자신들의 기억들을 그림으로 옮긴다. 잭 새빗스키 역시 탄광촌에서 나고 자라서 광부로 35년 가까이 일을 하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1959년 탄광일을 그만두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가 블로그에서 소개한 Gransma Moses나 Horace Pippin 이 바로 그렇게 그림을 시작한 분들이 아닌가.

우리 엄마는 회갑을 며칠 앞두고 중풍으로 쓰러진후, 중풍을 이겨내고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여 칠순때 개인전시회를 열었던 분이기도 하다. 아마도 미국의 풍속화가들에 대한 몇줄짜리 설명을 읽다가, 나는 내 엄마의 이야기를 그 속에서 발견해 낸 것이리라.  내 엄마. 위대한 내 엄마.  나는 이 그림앞에 서서, 워싱턴에 우리 엄마가 오면, 엄마 손을 끌고 이리 와서. 이 그림을 엄마에게 보여주면서, 엄마가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해 낸것인지 설명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골똘히 골똘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그림의 작가는 탄광노동자들이 많이 걸리는 그 진폐증과 같은 질환으로 고통을 겪었고, 후기에는 유화의 그 강한 휘발유 냄새도 그의 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즐기던 유화도 포기하고 색연필과 같은 무해한 도구를 이용했어야만 했다고 혼다. 그는 다행히도 풍속화가 발굴에 노력한 어느 평론가의 지원을 얻어서, 살아서 영광을 누렸다고 한다. 지금도 웹을 찾아보면 그의 작품이 판매가 되고 있기도 하다.  탄광노동자 아무개씨는 은퇴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그의 작품이 미국의 국립 미국 미술관에 영구 소장되는 영예를 누린 것이다.  폐는 먼지로 썩어들어갈 망정, 그가 그린 세상은 밝고 힘차다. 저 열차를 타고 탄광 노동자들은 광산과 집을 왕래하며 평생을 살아갔으리라.
Posted by Lee Eunmee
Books2010. 1. 4. 11:36

 

 

Smithsonian Q & A: American Art and Artists: The Ultimate Question & Answer Book

 

지난 2009년 12월 29일에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 책방에서 이 책을 샀다는 글을 적은적이 있습니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250 )  심심할때 짬짬이 들여다보고 있지요.

 

오늘은 토마스 콜에 대한 페이지를 정리하면서 이 책을 참고삼아 보았는데요, 이 책에 실린 토마스 콜의 그림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그림은 제가 토마스 콜의 그림을 소개할때 이야기를 조롱조롱 들려드렸지요. 해골바가지가.... 메멘토 모리가...종알종알....

 

위의 책 (38 페이지)에 소개된 그림은 제목도, 제작년대도 아래의 작품과  일치하는 동일한 그림입니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267 참고) 위의 작품과 아래의 작품은 동일해 보입니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가 있지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책의 그림과, 제가 액자까지 찍어온 그림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예, 아마 찾으셨을겁니다.  해골바가지의 위치를 보시면 그 차이를 알수 있지요.  위의 책속의 사진에는 해골바가지가 그림의 맨 바닥에 있고, 제가 찍은 원화에는 해골바가지가 조금 윗쪽에 있습니다.  아마도 책속의 그림 사진은 사진 편집 과정에서 아랫부분 일부를 잘라낸것처럼 보입니다.  그림의 아랫부분이 잘려나갔다는 뜻인데요.   물론 이 그림에서 아래부분 약간 잘라낸다고 뭐 주제가 바뀌고 그런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토마스 콜은 해골바가지를 그림의 바닥에 그려넣지 않았습니다....  아무렇게나 잘라낸 그림은 이미 원화를 훼손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원화를 사진기로 찍고 다듬으면서 원화의 저역시 원화의 색감을 멋대로 훼손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제가 아무리 육안으로 본 것의 기억을 고집하려 해도 재생에는 한계가 있지요). 재생의 한계를 인정한다 해도 원화의 구도마저 훼손시킨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스미소니안이 자체 이름까지 걸고 만들어낸 책에서 스미소니안 소장 작품에 멋대로 칼질을 하여 원화를 편집을 했다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이거 정말 프로페셔널 정신을 가지고 만들고 감수한것인지.... 앞서의 페이지에서 (http://americanart.textcube.com/269 ) 미술책의 오류 가능성과, 인간의 오류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제가 미술관 산책하면서 '액자'까지 통째로 작품 사진을 찍는다거나, 혹은 미술관 풍경을 스케치하거나, 작품 사진 앞에 사람들이 서있는 광경을 집어 넣는 이유는,  그림의 실제 모습, 그 그림의 실제 크기, 혹은 그 그림이 전시된 전시장의 생생한 풍경을 통해 제 미술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께 한발짝이라도 다가가는 생생한 미술을 선물하기 위해서인데요.

 

미술책 편집하시는 분들, 이런 세밀한 것에도 신경을 쓰셔야 할텐데요. ...

 

책--믿으면 편하죠. 하지만 믿으면 안되죠.

 

책은 (전에도 이야기한바 있지만) '지도'같은 것입니다. 지도속에는 실체가 없습니다. 지도를 가지고 가늠하고, 찾아가는 것이지요. :)

 

 

2010년 1월 3일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0. 1. 4. 09:18

 

 

 

http://americanart.si.edu/luce/ : 공식 홈페이지.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에 루스센터 (Luce Foundation Center)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홀에 들어가면 1층, 2층, 3층의 공간이 있는데, 1층에는 교육실 회의실, 그리고 관객을 위한 테이블들이 놓여있고요, 계단을 따라서 2층 3층을 올라가면 그곳에 '미술품 창고'가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회화'쪽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이 소장하는  미술의 전분야에 해당되는 작품들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데요, 이곳은 말하자면, 전시장과 창고 두가지 기능을 하는 곳입니다. 창고처럼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명품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해가 바뀌면 이곳에 있던 작품들이 본래 전시장의 넓은 공간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혹은 반대로 전시장에 있던 작품이 이쪽에 와서 쉬기도 하지요. 저는 실제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주 전시장에서 루스센터 전시실로 옮겨온 것을 목격한적도 있지요. 그러니까, 이곳에 있다고 '별볼일 없는' 작품도 아니랍니다.  가령 조슈아 존슨의 페이지  http://americanart.textcube.com/34 에 소개된 소녀의 초상화도 이 루스센터 진열장 안에 있지요.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을 어쩌다 관광하는 차원에서 짧게 지나치는 분들이라면, 여기까지 기웃거릴 시간이 없겠지만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을 볼 여유가 있거나, 이곳을 자주 찾을수 있는 거리에 계시는 분들은 루스 센터도 잊지 말고 찾아보시길.  이곳의 좁다란 통로를 돌면서 숨어있는 작품들을 구경하다보면 '보물찾기'를 하는듯한 긴장감도 느껴지고요, 혼자 있어도 재미가 쏠쏠하여 시간가는줄 모릅니다.  나만의 숨겨진 놀이터에 들어선 기분이 들지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그리고 이곳에 걸작들이 숨어있으니까).

 

 

 

 

 

 

 

 

 

 

 

 

 

 

아, (위) 가운데의 사나이 얼굴 그림, 그것이 벤샨의 작품이고요

 

 

 

왼편의 두부부의 초상화가 George Bellows 의 그림이랍니다.  조지 벨로우즈 페이지에 추가로 내용을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지요. (http://americanart.textcube.com/198

 

2010년 1월 3일 몹시 추운날  redfox.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09. 12. 30. 07:54

 

http://americanart.si.edu/ :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9월 20일에 가보고 여태 못가봤었는데, 세달만에 가보니, 그 사이에 제가 키가 많이 자랐더군요.  음, 전에 무심코 지나치던 작품들이 갑자기 반갑게 제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거는 겁니다. 그동안 틈틈이 미술관들을 돌면서 구경하고, 책보고, 글쓰고 하면서 제가 많이 배우게 된 것이지요. 뭔가 새롭게 알아간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곳은 Kogod Courtyard 라는, 박물관 중앙 정원 (한국의 안마당개념)인데 이렇게 유리로 지붕을 만들어놔서 겨울에도 따뜻하고 좋아요.

 

 

 

 

 

 

 

 

 

 

 

Posted by Lee Eunmee